2. 2장: "나만 모른다고?" — 이미 세상에 퍼진 코인의 진실
2장: "나만 모른다고?" — 이미 세상에 퍼진 코인의 진실
지갑 없이도 코인을 쓴다고?
얼마 전 친구가 "너도 이 앱 깔아봐, 해외 나갈 때 ATM 찾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바로 결제돼"라고 하기에 깔아봤다. 설명을 들어보니 카드나 계좌 연동 없이도 수수료 거의 없이 결제된다는 거였다. "이게 혹시… 코인 결제?" 싶어 고개를 갸우뚱했는데, 결제 후 나온 영수증을 보고야 깨달았다. QR코드와 함께 "트랜잭션 해시"가 뜨는 걸 보고서 말이지. "야, 이거 지갑 없이도 코인이네?"
모르는 사이에 써본 스테이블코인
사실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걸 써본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.
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같은 실제 돈에 1:1로 연결된 디지털 코인이다. 쉽게 말하면 "1달러 = 1USDT"처럼 가치가 거의 변하지 않는 코인이라고 보면 된다.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몇 백만 원씩 오르락내리락하지만, 스테이블코인은 그런 변동이 거의 없어서 실제 결제에 쓸 수 있는 거다.
2025년 현재 전 세계 1만 5천 개 이상의 상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받고 있다. 마이크로소프트, 쇼피파이 같은 대기업들도 이미 도입했고, 심지어 프리랜서의 20% 정도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급여를 받을 정도다.
왜 스테이블코인을 쓸까?
- 수수료가 저렴해: 해외 송금할 때 은행은 6-7% 수수료를 받는데, 스테이블코인은 0.5-3% 정도면 된다
- 빨라: 은행 송금은 3-7일 걸리는데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실시간이다
- 간편해: 은행 계좌나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든 결제 가능하다
이더리움과 스마트 계약, 생각보다 단순하다
스마트 계약이라고 하면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, 실제로는 **"만약 A가 일어나면 B를 자동으로 실행한다"**는 간단한 룰이다.
예를 들어보자:
- "김씨가 이 계약에 10만원을 보내면, 자동으로 콘서트 티켓을 김씨에게 보내준다"
- "매월 1일이 되면 자동으로 월세 50만원을 집주인 계좌로 송금한다"
- "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 이상 오르면 자동으로 내 코인을 팔아라"
이런 식으로 미리 정해진 조건이 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스마트 계약이다. 사람이 중간에 개입할 필요 없이 컴퓨터가 알아서 처리해주는 거지.
수수료 얘기: 이더리움에서 스마트 계약을 실행할 때 **"가스비"**라는 수수료를 낸다. 이건 전화요금이나 택배비처럼 생각하면 된다. 복잡한 일일수록 더 많은 가스비를 내야 한다. 2025년 현재는 평균 3-5천원 정도인데, 네트워크가 바쁠 때는 더 비싸지기도 한다.
하지만 요즘은 **"레이어2"**라는 기술 덕분에 가스비가 몇백원 수준으로 내려갔다. 마치 고속도로가 막힐 때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것처럼, 더 빠르고 저렴한 길을 만든 거다.
NFT는 정말 그림파일일까?
**NFT(대체 불가 토큰)**에 대해 "몇억짜리 원숭이 그림"이라고 들어본 사람 많을 텐데,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게 쓰인다.
NFT의 진짜 정체는 **"디지털 소유권 증명서"**다. 그림이 아니라 **"이 디지털 파일은 내 것이다"**라는 걸 증명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.
실생활에서 쓰이는 NFT들:
- 콘서트 티켓: 위조 불가능한 디지털 티켓으로 활용
- 게임 아이템: 다른 게임에서도 쓸 수 있는 캐릭터나 무기
- 졸업증명서: 위조할 수 없는 학력 증명
- 부동산 계약서: 집 소유권을 디지털로 증명
- 멤버십 카드: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회원증
2025년 현재 글로벌 게임 업계의 30%가 NFT 기반 아이템을 도입했고, 특히 한국에서는 K-POP 관련 NFT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.
디파이, 은행보다 이자가 좋다고?
**디파이(DeFi)**는 **"탈중앙화 금융"**의 줄임말이다. 쉽게 말하면 은행 없이도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.
기존 방식은 이랬다: 내가 100만원 예금 → 은행이 다른 사람에게 대출 → 은행이 이자 차익 → 나는 연 1-2% 받음
디파이 방식은 이렇다: 내가 100만원어치 코인 예치 → 빌리고 싶은 사람이 직접 빌려감 → 이자를 나에게 직접 줌 → 나는 연 5-12% 받음
왜 이자가 더 높을까?
- 은행이 중간에서 떼어가는 수수료가 없어서
- 전 세계 사람들이 24시간 거래하니까 수요가 많아서
- 담보를 확실히 잡아놔서 대출 위험이 적어서
물론 위험도 있다.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고, 해킹 위험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. 하지만 2025년 현재 주요 디파이 플랫폼들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어서,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.
코인, 정말 한 번도 망한 적 없나?
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.
개별 코인들은 정말 많이 망했다. 루나코인(LUNA), 테라USD(UST) 같은 경우는 하루 만에 99% 폭락하기도 했고, 수많은 스캠 코인들이 투자자 돈을 가지고 잠적했다.
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메인 블록체인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. 2009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넘게 24시간 365일 꾸준히 작동하고 있다. 은행 시스템도 가끔 점검으로 멈추는데, 비트코인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는 게 놀랍다.
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코인들
현실적으로 코인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정리해보면:
분야 | 실제 활용 사례 | 왜 좋은가 |
---|---|---|
해외송금 | 필리핀 근로자들이 본국 가족에게 생활비 송금 | 은행 수수료의 1/10, 실시간 전송 |
결제 | 스타벅스, 월마트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| 카드 수수료 없음, 해외 결제 편리 |
게임 | 리니지W, 메이플스토리 등에서 NFT 아이템 거래 | 게임 간 아이템 이동 가능 |
투자 | 부동산, 미술품을 토큰화해서 소액 투자 | 100만원으로도 강남 빌딩 투자 가능 |
보험 | 비행기 연착 시 자동으로 보상금 지급 | 서류 없이 즉시 보상 |
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들
❌ 흔한 실수들:
- 가스비 확인 안 하기: 네트워크가 바쁠 때 거래하면 수수료만 몇만원 나올 수 있다
- 스캠 코인 구별 못하기: 개발팀이 누군지, 실제 사용처가 있는지 확인 필수
- 한 번에 몰빵: 변동성이 크니까 분산투자가 기본
- FOMO(Fear of Missing Out): 급등한다고 무작정 따라 사면 고점에서 물릴 확률 높다
✅ 초보자 꿀팁:
- 큰 돈으로 시작하지 말고 용돈 수준에서 경험해보기
- 비트코인, 이더리움 같은 메인 코인부터 시작하기
- 거래소보다는 실제 사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 위주로 접근하기
- 하루에 10% 오르내리는 건 정상이니까 너무 놀라지 말기
정리: 코인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
돌이켜보면,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코인 기술을 경험하고 있었다.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도 결국 디지털 화폐의 한 형태고, 게임 아이템 거래도 NFT의 전신이었던 셈이다.
2025년 현재 전 세계 암호화폐 이용자는 5억 명을 넘어섰고, 특히 20-30대는 60% 이상이 한 번 이상 코인을 사용해봤다고 한다. "나만 모르는" 게 아니라 "나도 이미 쓰고 있는" 기술이 되어버린 거다.
다음 장에서는 비트코인 주소가 왜 그렇게 길고 복잡한지, 니모닉이 뭔지, 그리고 한 번 날리면 왜 절대 찾을 수 없는지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아보자. 실제로 지갑을 만들어보면서 말이다.